국민담론


[2018-06-04] 조준상 "대통령의 ‘최저임금 인상 긍정적 효과 90%’ 주장은 틀렸다!"

2018-06-04 15:37:15조회13

대통령의 최저임금 인상 긍정적 효과 90%’ 주장은 틀렸다!

청와대 식 접근은 근로소득 증감률 왜곡, 서비스 자영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영향 배제 -

하위 40% 가구 근로소득 증가율 1% 미만은 근로소득 간 제로섬가능성 시사 -

 

국민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조준상(2018. 6.3)

 

 

소득주도성장 방어에 나선 대통령 최저임금 인상 효과는 취업한 근로자에게만 나타난다?

 

20181분기 하위 20% 가구는 곤두박질, 상위 20%는 용솟음치면서 가계소득 격차가 2003년 이후 최대로 벌어졌다. 급격히 인상된 최저임금 적용의 쓰나미가 밀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급하긴 급했던 모양이다. 정부와 청와대가 소득주도성장을 방어하기 위해 온갖 편법의 동원에 들어갔다.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지난 531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긍정적 효과가 90% 고용근로자들의 근로소득은 전반적으로 증가했고, 그 가운데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이 회복돼 증가해 개인 근로소득의 불평등이 개선된 반면, 고용에서 밀려난 근로 빈곤층의 소득이 하락했다고 방어했다. 최저임금 인상을 옹호하기 위해 저소득 근로자를 포함해 근로자 개인의 근로소득이 대부분 올랐고 근로소득 불평등이 개선됐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여러 언론들이 도대체 이런 옹호의 근거가 무엇인지 따지고 들었다. 청와대는 통계청 자료를 더 깊숙이 들여다봤고 비공개 자료라 밝힐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통계청에선 가구주와 가구주의 배우자 외 나머지 가구원의 소득은 묶어서 정보를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원자료를 분석하더라도 근로자 개인의 소득을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가구주가 근로자인 가계에서 가구주, 가구주의 배우자에 대해서는 개인별 근로소득을 분석할 수 있다. 하지만 나머지 가구원의 소득은 합산 처리되기 때문에 근로소득이 있어도 개인별로 따로 추계하는 건 불가능하다. 가구주가 근로자가 아닌 가계의 경우 배우자가 근로자일 경우 근로소득은 개인별 추계가 가능하다. 하지만 나머지 구성원의 근로소득은 개인별 추계할 수 없다.’ 이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그러자 한국노동연구원 쪽에서 해명 아닌 해명이 나왔다. “1분기 가계동향조사 원자료를 개인 단위로 쪼개 임금을 분석하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임금상승 효과를 추정해 볼 수 있다. 대통령에게도 이런 분석 결과가 보고된 것으로 알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 것이다.

 

대통령에 이어 63일 등장한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이 기자들에게 분석자료를 배포하며 이런 얘기를 직접 확인했다. 내용인즉, ‘근로자가구이든 비근로자가구이든 가계동향조사 원자료에서 합산 처리된 나머지 가구 구성원의 소득 중에서 근로소득을 1명으로 처리해서 전체 근로자의 개인별 근로소득을 추계했다’, ‘그랬더니 10분위 계층만 빼고 나머지 계층의 개인별 근로소득이 모두 올랐고, 이를 두고 대통령은 ’90% 긍정 효과라고 말한 것이라는 얘기다. 이런 분석작업을 한 주체는 한국노동연구원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라는 설명도 나왔다.

 

 

통계청, “가계소득동향조사 원자료 분석해도 전체 근로자 개인의 근로소득 추계는 불가능!”

 

하지만 나머지 가구 구성원을 1명으로 처리하는 이런 분석은 직관적으로도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급격한 최저임금이 인상이 도소매음식숙박업 등 고용원이 있는 서비스 자영업이나, 소상공인의 임시직이나 시간제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예를 들어보자. ‘나머지 구성원’ AB가 각각 30만원과 80만원의 근로소득이 있는 근로자 가구가 있다고 치자. 통계청은 나머지 구성원을 구분하지 않고 110만원으로 입력해 가구주와 배우자의 각각의 근로소득에 더해 해당 가구의 전체 근로소득을 산출한다. 그런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A는 일자리 상실, B20만원의 임금 인상이 있었다면, A의 임금 증가율은 100% B의 임금 증가율은 25%. 이게 근로자 개인의 개별 임금 증가율이다. 청와대가 동원한 방법은 ’A+B=110만원=C’라는 것이다. C가 상실한 임금은 10만원이고, C라는 개인의 임금 증가율은 9.1%가 된다.

 

위의 그래프는 청와대 식 방법이 낳은 결과를 보여준다. 개인별 근로소득을 100분위로 나누어, 1~10분위에 해당하는 소득 하위 10%(월 근로소득 483천원)만 올해 1분기 증가율이 8.9%로 지난해 같은 기간(10.8%)보다 낮다. 나머지 소득 구간에서는 모두 올해 증가폭이 전년보다 높다. 하위 20%(100만원)30%(147만원)의 근로소득 증가율은 13.4%10.8%로 높게 나타나 전년(5.8%, 5.2%) 수치를 크게 웃돈다. 상위 10%(5572천원)도 증가율이 5.1%1년 전 증가폭(0.7%)보다 훨씬 높다.

  많은 언론들이 지적하고 있듯이, 청와대 식 분석의 문제점은 분명하다. 첫째, ‘나머지 가구 구성원들1명으로 취급해 개인 근로소득 증가율의 왜곡을 가져온다. 둘째, 취업한 임금 근로자의 근로소득 추이에만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한정시킨다. 셋째, 오른쪽 도표에서 보듯이, 비근로자 가구(근로자 외 가구)를 포함해 전체 가계소득에 준 최저임금의 영향에 대한 분석을 배제한다.

 

청와대 식 분석이 배제하고 있는 하위 20% 가계의 사업소득 급감하는 이유를 따져보자. 20181분기 사업소득은 1년 전보다 22.6%, 전분기 대비 17.2% 급감했다. 사업소득이 줄어든 원인이 100% 경기 둔화에 있다고만 하지 않는다면 최저임금 인상 영향에 배제하면 안 된다. 하위 20% 가계의 사업소득은 20162분기 221천원에서 조금씩 올라 20171분기 254천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분기 246천원(전분기 대비 3.1%), 3분기 249천원(전분기 대비 1.2%), 4분기 227천원(전분기 대비 8.8%)을 기록하다 201811분기 188천원으로 17.2% 급감했다. 경기 둔화로만 설명하기에는 감소폭이 너무 크다는 얘기다.


 

하위 40% 근로자 가구의 근로소득 증가율 1% 미만이 함축한 의미

근로시간 감소나 일자리 상실 등에 따른 가구원 근로소득 간 제로섬발생 가능성

 

가구주가 근로자인 근로자 가구의 근로소득과 청와대 식 분석을 비교하면 매우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다. 근로자 가구의 근로소득 증가율은 1분위(하위 20%) 0.6%, 2분위 0.9%, 3분위 5.3%, 4분위 8.9%, 5분위 16.0%이다. 2분위까지는 거의 제자리 수준이다. 그 위로 갈수록 가속도로 높아진다. 하위 40%까지 근로자 개인의 근로소득 증가율 8.9~13.4%와 비교하면 상당히 낮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 하위 40% 이하의 근로자 가구 근로소득 증가율이 1% 미만이라는 것은, 가구주나 배우자, 나머지 구성원들의 근로소득 사이에 일종의 제로섬이 벌어졌기 때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예를 들어, 가구주인 근로자의 임금 증가율이 청와대 식 분석의 최고치인 13.4%나 됐지만 배우자나 다른 가구원의 근로소득이 어떤 이유에서든 그만큼 감소하는 경우가 그렇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임시직이나 시간제 일자리가 없어진 것이 원인일 수 있다. 구체적으론 도소매숙박업에 고용돼 있었거나, 자영업자의 고용원으로 일하다가 일자리를 잃었을 수도 있고, 일하는 시간이 줄었을 수도 있다.

 

반면, 청와대 식 분석과 근로자 가구의 근로소득 증가율은 한 가지 측면에서 일관된 흐름을 보인다. 소득층위가 높을수록 임금 증가율이 가파르게 높아지는 것이다. 당연히, 근로소득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게 된다. 간단한 산수를 해보자. 청와대 식 접근에서 상위20%에 해당하는 80분위(4039000)에 인상률 4.8%를 곱하면 193872원이다. 20분위(100만원)13.4% 곱해봤자 134000, 30분위(147만원)10.8% 곱하면 158760, 40분위(1775000)9.9% 곱해봤자 175725원이다. 어느 경우이든 80분위와 격차는 더 벌어지고, 20분위, 30분위, 40분위 사이에도 조금씩 더 벌어진다. 근로자 개인 간 소득격차가 완화했다는 대통령은 주장은 청와대 식 분석에서 간단한 산수만 해봐도 잘못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와 정부가 애초부터 말하지 않았던 것 최저임금 인상으로는 소득격차 해소 못한다!

 

최저임금 인상 그 자체가 임금소득 불평등 완화라는 임금소득자 간 연대의 효과를 낼 수 없다는 건 그동안 되풀이되어 강조되어온 사안이다.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린다고 해서 사정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이미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대기업과 고임금 사업장의 근로자 임금을 최저임금 인상액 밑으로 억제할 수 있는 기제가 한국사회에는 없다. 사회적 대타협 기구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데다, 청와대와 정부가 여기에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도 노력을 쏟지도 않았다. 정부여당이 부자 증세라는 좁은 시야에 갇혀 사회보험료 부담의 체계적 정비 등에 나서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아래 도표를 보면, 2014년 기준 근로소득 상위 1%와 상위 10%가 각각 소득세의 34%, 32.2%를 차지하지만 국민연금 갹출 비중은 각각 1.92%, 19.19%에 불과하다. 반면, 1~8분위 근로자들은 소득세의 9.1%를 내지만 국민연금 갹출 비중은 61.6%나 된다. 소득격차 완화를 위해 소득세가 아닌 사회보험료 부담의 조정이 더 시급함을 말해준다.

 

바른미래당은 일찌감치 이런 제안을 해왔다. “다소 점진적인 최저임금 인상률을 선택할 경우 저임금 근로자 가구에 대해서는 근로장려세제(EITC)와 같이 조세에 의한 소득이전을 강화해서 사업주가 지불하는 임금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자영업자와 영세기업에 대해서는 카드수수료 인하, 세제 지원, 원하청 관계와 프랜차이즈 가맹사업 등에서의 불공정 거래 근절 및 이익공유 등의 방안을 통해 지원 및 보호대책을 결합하는 방법이 가능하다. 하지만 급격한 인상을 하게 되면 저임금 근로자에 대한 임금지원을 조세에 의한 재분배 방식을 취할 필요나 의미가 없게 된다. 상여금과 각종 수당을 최저임금에 포함하여 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을 둘러싸고 지금도 계속되는 진통 역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부른 후폭풍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여당이 뒤늦게 만지작거리는 근로장려세제 강화 방안도 그 시기로 인해 정쟁의 한 복판에 설 위험성이 높다. 솔직한 정책 실패 인정,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려면 여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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